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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 르네상스의 시작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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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파엘 작성일10-03-13 12:40 조회1,0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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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그 노래

네이버의 옛날신문서비스인 디지털뉴스아카이브(DNA)에서 흥미로운 음악관련 기사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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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프롤로그

'세미', '네오' 같은 말이 트로트 앞에 붙기 시작했던 건 2005년을 전후해서였다. 장윤정이 부른 '어머나'가 히트하고, 박현빈의 '곤드레 만드레'가 같은 맥락에서 인기를 끌었다. 미디어는 '트로트 부르는 아이돌'들을 조망하기도 했었다. 빅뱅,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김종국도 '트로트'를 표방하고 반짝이 재킷을 입었다. 어떤 여자들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섹시한 트롯'을 말하기도 했다. 2010년에도, 트로트는 어떤 등용문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걸 두고 '트로트 르네상스'를 논하는 입술들이 거짓을 말했던 건 아니었지만…. 아쉬움은 있었다. 흥행과 깊이는 동의어가 될 수 없다는 당대의 확신. 노래는 있었지만 정서는 없었다. 이미자는 50주년 기념앨범 [세상과 함께 부른 나의 노래 101곡]에 이렇게 썼다. "저는 트로트가수란 말을 싫어해요. 제가 부르는 노래는 트로트가 아니라 우리만의 정서가 담긴 전통가요입니다." '트로트'란 장르에 대한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을 일이다. 하지만 "트로트는 가창자의 보컬 해석 능력에 의해 결판나는 음악적으로 변용 가능성이 좁은 장르"라는 신중현의 말은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뽕짝'이나 '엔카'에서 논쟁의 실마리를 찾기보단, 보컬 자체에 집중해야 실마리를 풀어갈 수 있는 음악이라는 뜻이다. 80년대엔, 어쩌면 최초의 '트로트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여자 가수의 목소리가 있었다. 울면서 부르는 신파는 아니었다. 하지만 노래의 어떤 결마다, 풍경과 정서가 짙었다. 그런 건, 시간이 흐른다고 변하지도 않는다. 올해로 데뷔 26년이 됐지만, "노래는 항상 부르는 거니까… 숫자 같은 건 별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오늘은, 주현미다.

                                                                                                                                          글 / 정우성 ('GQ 코리아' 피처에디터)

제목[1989년 동아일보] "TV 최고 인기 가수상 휩쓴 주현미 '트롯가요 정상 부활, 무엇보다 기뻐요."

'신사동 그사람'은 주현미 스스로 '트롯가요 정상 부활'을 말할 만큼 기록적인 면이 있었다. 애절하거나, 눈물짓거나. 신파의 요소는 있었지만 노래는 장조라서 밝았다. 주현미의 목소리엔 그늘이 없었다. 이 노래엔, 만남이나 헤어짐도 없었다. 우연히 만났던 그 사람을 다시 기다리는 우연에 있었던 건 설렘이었다. 스물여덟 주현미가 그 노랠 불렀을 땐 묘하게 현실적이기도, 소녀적으로 귀엽기도 했다. 기사는 이렇게 썼다. '지난해 '신사동 그사람', '비에 젖은 터미널', '스카이 라운지에서' 등을 잇달아 히트시켜 KBS와 MBC 연말 최우수 가수상을 휩쓸면서 가요계 통합 챔피언으로 떠오른 가수 주현미씨(28)는 수상의 의미를 트롯가요의 부활로 해석한다.'

                                                                                   옛날신문 기사 본문보기 : 동아일보 1989. 01. 05

그리고 주현미는 이렇게 말했다. '서양서 유행하는 음악에 밀려 설 자리조차 잃어버리는 듯 했던 트롯이 다시 우리가요의 주역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해부터 10대들도 트롯 등 전통가요에 관심을 갖기 시작, 팬레터를 많이 보내오고 있어요.' 무거운 단조 위주의 한국 트롯이 장조를 택하기 시작한 것도, '영동', '신사동', '테헤란로' 등 강남 지명이 가사에 등장하는 노래가 양산되기 시작한 것도 주현미 이후부터였다. '신사동 그사람'은 주현미에게도, 한국 트롯에 있어서도 어떤 '시작'의 의미로서 분명했다.
 

제목[1990년 동아일보] "트롯 노랫말 '눈물' 사라진다"

1990년 11월 2일 [동아일보]는 '눈물'이 사라지기 시작하는 트롯에 대해 썼다. '전통적으로 실연의 쓰라림과 떠나버린 사람에 대한 미련을 주요 소재로 해왔던 트롯가요가 최근 들어 올 것이 온 것으로 '이별'을 받아들이고 그동안 서로 사랑했던 관계에 대한 단절 또는 '빨리 잊자' 등의 가사로 바뀌고 있다.' 그리고 이어 썼다. '최근 히트 트롯곡들의 가사가 보여주는 이 같은 경향은 종래 '너 없이는 못산다'식에서 '같테면 가라'는 식으로 변해가는 최근 애정 풍속도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사는 주현미의 '짝사랑'을 예로 들고 '만날 때 아름다운 사랑보다는 헤어질 때 아름다운 사랑이 되자'는 가사가 '헤어지더라도 격식을 갖추자는 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가사는 '짝사랑'이 아니라 '잠깐만'의 가사였다.

                                                                                                                          옛날신문 기사 본문보기 : 동아일보 1990. 11. 02

그리고 주현미는 '신사동 그사람'은 1988년, 1989년엔 '짝사랑', 1990년엔 '잠깐만'으로 연달아 히트를 기록하던 중이었다. 기사는, 결과적으로 제목을 착각했지만 하나같이 '쓰라림'이나 '미련'에 기댄 노래는 아니었다. 주현미 트롯의 성격이기도 했다. '마주치는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지/난 아직 몰라 난 정말 몰라/가슴만 두근두근 아~ 사랑인가봐' 이별은 아직 모르는 소녀의 노래였다.
  

제목[1990년 동아일보] "민해경 변진섭 주현미 '90 가수왕 막판 경합"

1990년 말, '가수왕'은 삼파전이었다. 민해경의 '보고 싶은 얼굴'은 라틴 댄스였고, 변진섭의 '너에게로 또 다시'는 발라드였고 주현미의 '잠깐만'은 트롯이었다. 다른 장르의 세 곡이 최고의 인기를 끌었고, 방송국이 주최하는 가수왕엔 권위가 있었다. 기사는 이렇게 쓴다. '민해경은 대체로 20대 이후 30대까지의 청년층을 인기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변진섭은 10대와 20대 초반에서 인기를 얻고 있고 주현미는 중장년층을 인기 터전으로 삼고 있다.'

                                                                                   옛날신문 기사 본문보기 : 동아일보 1990. 12. 28

90년대의 트로트는 아직, '중장년층의 전유물'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10대에서 50대 이상까지, 폭넓게 인기를 누렸던 가수 세 명이 나란히 '가수왕' 후보에 오를 수 있었던 것 또한 그 시절이었다. '가요의 전성기'라는 말엔, 그런 건 이미 지나간 것 같은 아쉬움도 있지만…. 다양한 스타일의 노래와, 다양한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한 무대에서 최고의 영예를 두고 경쟁하는 게 가능했다는 건 90년대 한국 대중가요의 흔들리지 않는 팩트일 것이다. 이때, 주현미가 불렀던 노래는 1990년 5월 발표했던 '잠깐만'이었다.
  

제목에필로그

88년부터 90년까지, 주현미는 '최고'의 자리에 있었다.
이후에도 꾸준했다. '욕심을 부리진 않았지만, 꿈처럼 사랑받았다.'고 말했던 2008년. 소녀시대 서현과 한 무대에 서거나, 조PD의 음악에 목소리를 얹어도 주현미는 같은 얼굴로 웃고 있었다. "어차피, 노래는 평생 부를 거"라는 확신 안에서, 주현미의 목소리는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한 인터뷰에선 이렇게 말했다.
"글쎄요, 못 이룬 게 뭐가 있을까, 지금은 덤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데뷔와 동시에 최고의 자리에 올랐고, 80년대 말부터 90년대까진 '부르는 대로' 히트했다. 하지만 시달리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성취는 없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까. 같은 자리에서, 주현미는 몇 해 전의 어떤 무대를 회상했다. 이렇게 말했다. "그 무대 이후로는, 무대에서 내려오는 순간 다 잊기로 했어요. 무척 만족스러웠고. 무대, 악단, 최고였어요. 공연 내내 행복했어요. 내 노랫소리가 정말 너무 환상적으로 들렸어요. 마지막 곡을 부르는데, 허탈했어요. '이 순간이 끝나는구나' 무대에서 내려오는데 눈물이 툭, 툭." 슬픈 노래를 슬프게 부르는 것보다 어려운 건, 그저 밝은 것 같은 얼굴로 부르는 노래와 목소리 안에 어떤 순간을 담는 일일 것이다. "나는 노래를 참 잘하고 싶어요. 가볍게 하고, 감동을 줄 수 있게. 그 기쁨을 흘려보낼 수 있는 도구도 될 수 있지만, 대중가요, 또 트롯이 그렇지만. 그래도 내 노래, 목소리는 감동을 드렸으면 좋겠어요." 한 곡을 부르는 3분 남짓의 긴장은 아직도 떨치지 못한다.
그리고 아직, 주현미를 '제대로' 모창하는 가수는 본적이 없다.

제목그 시절 '트롯 르네상스의 시작이 되다'와 연관된 앨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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