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부터 90년까지, 주현미는 '최고'의 자리에 있었다.
이후에도 꾸준했다. '욕심을 부리진 않았지만, 꿈처럼 사랑받았다.'고 말했던 2008년. 소녀시대 서현과 한 무대에 서거나, 조PD의 음악에 목소리를 얹어도 주현미는 같은 얼굴로 웃고 있었다. "어차피, 노래는 평생 부를 거"라는 확신 안에서, 주현미의 목소리는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한 인터뷰에선 이렇게 말했다.
"글쎄요, 못 이룬 게 뭐가 있을까, 지금은 덤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데뷔와 동시에 최고의 자리에 올랐고, 80년대 말부터 90년대까진 '부르는 대로' 히트했다. 하지만 시달리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성취는 없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까. 같은 자리에서, 주현미는 몇 해 전의 어떤 무대를 회상했다. 이렇게 말했다. "그 무대 이후로는, 무대에서 내려오는 순간 다 잊기로 했어요. 무척 만족스러웠고. 무대, 악단, 최고였어요. 공연 내내 행복했어요. 내 노랫소리가 정말 너무 환상적으로 들렸어요. 마지막 곡을 부르는데, 허탈했어요. '이 순간이 끝나는구나' 무대에서 내려오는데 눈물이 툭, 툭." 슬픈 노래를 슬프게 부르는 것보다 어려운 건, 그저 밝은 것 같은 얼굴로 부르는 노래와 목소리 안에 어떤 순간을 담는 일일 것이다. "나는 노래를 참 잘하고 싶어요. 가볍게 하고, 감동을 줄 수 있게. 그 기쁨을 흘려보낼 수 있는 도구도 될 수 있지만, 대중가요, 또 트롯이 그렇지만. 그래도 내 노래, 목소리는 감동을 드렸으면 좋겠어요." 한 곡을 부르는 3분 남짓의 긴장은 아직도 떨치지 못한다.
그리고 아직, 주현미를 '제대로' 모창하는 가수는 본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