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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고속도로 뽕짝 메들리’ 가수 주현미의 가요인생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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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은태 작성일14-08-27 02:01 조회7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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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덕기의 스타예찬] 연예인 가운데 스타 반열에 오른 사람들은 그저 운이 좋았던 것이 아니라 치열하게 한 분야에서 몰두했던 노력과 열정적인 삶의 태도로 성공의 기회를 만들어 냈다.

연예계는 전쟁과 같다. 스타들은 거의 매일 자신의 인기에 대한 검증과 도전, 찬사와 조롱에 직면한다. 이러한 열성적인 자기 관리 덕분에 인기를 유지하지만 사실 자신에게는 엄청난 부담이자 큰 걸림돌이다.

연예인 개인이 통과했을 시련의 삶. 그것이 육체의 어떤 결함이든 동료의 지독한 질시이든, 그것도 아니면 수많은 루머와 악플이든 그런 극심한 시련을 통과하고 나서야 오래도록 전해질 인물이 드러날 수 있는 법이다.

시련을 겪고 스타의 반열에 오른 연예인들에게서 발견되는 공통점 하나는 누구나 ‘최초’라는 수식어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주로 ‘기록’으로 인식되는 이 ‘최초’는 그가 이룬 성과의 시발점이 되며, 스타의 입지를 다지게 한 초석이기도 하다.

대중가수의 경우, ‘최초로 앨범 100만장 판매’, ‘콘서트 관객 최초로 1일 10만명 돌파’, ‘최초로 20번째 정규 앨범 발표’, ‘최초로 유튜브 조회 수 1억 돌파’ 등, ‘기록’으로 나타난다. 이 ‘기록’은 달리 ‘원조’라는 말로도 쓰인다.

지금도 고속도로 휴게소에 가면 음반을 파는 매장이 어느 곳에나 있고, 여기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음반은 ‘고속도로 뽕짝 메들리’이다. 이 음반은 초기에 카세트 테이프였던 것이 CD로 바뀌었을 뿐 예나 지금이나 휴게소 판매 차트 1위에는 변함이 없다.

최초의 고속도로 뽕짝 메들리는 누가 제작했으며, 어느 가수가 불렀을까. 기록에 따르면 작곡가 정종택이 제작하고, 주현미가 부른 ‘쌍쌍파티’란 제목의 메들리 음반이었다. 이때가 1984년, 지금으로부터 꼭 30년 전의 일이다. 따라서 오늘날 ‘트로트의 여왕’으로 불리는 가수 주현미의 가요계 데뷔도 올해로 30년이 된다.

주현미는 트로트 가수로 외길을 걸어 성공했고, 그에게 ‘최초의 고속도로 뽕짝 메들리 가수’란 수식어는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가 이제 가요계 데뷔 30년을 맞아 기념 특별공연을 갖는다고 하니 반길 일이다.

주현미는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컨벤션센터 3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9월 13, 14일 서울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특별공연 ‘THE 주현미 SHOW’를 펼친다”라고 밝혔다.

주현미는 이날 회견에서 “노래를 30년 했다는 것이 사실 실감이 안 난다. 데뷔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니…”라며 감회에 젖었다. 그가 이야기하는 엊그제 같은 30년 전의 주현미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주현미는 1984년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데뷔 앨범은 고속도로 운전자 애창 앨범의 원조격인 메들리 음반 ‘쌍쌍파티’ 1집. 불법 복제 테이프까지 포함해 무려 300만장 이상이 팔린 음반이다.

1961년 광주광역시 동구 서석동에서 태어난 주현미는 대만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화교 3세 출신이다. 아버지 주금부씨는 한의사였기 때문에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한약재 사업을 하였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주현미는 자연스레 의학에 관한 학문을 접하고, 서울한성화교 고등학교를 졸업한 다음 당시로서는 수재들만 모인다는 중앙대 약학대 약학과에 입학한다.

1981년 중앙대학교 시절 ‘제2회 MBC FM 강변축제’(강변가요제)에 약대 그룹사운드 ‘진생라딕스(인삼뿌리)2기’의 보컬로 출전, ‘이 바다 이 겨울 위에’란 노래로 장려상을 받았다.

1984년 약대를 졸업하고 약사면허증을 취득한 주현미는 서울 중구 남산 주위에 ‘한울약국’을 개업하고 약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당시 주현미의 약국 인근인 충무로에는 음반회사와 가요작가들의 연습실이 모여 있었는데, 가요제 출신의 약사라는 소문이 나면서 음반제작자들의 스카우트가 이어졌다.

가장 먼저 주현미에게 손을 내민 사람은 작곡가 정종택. 나훈아의 ‘원점’ 등을 작곡한 정종택의 권유로 주현미는 남자 가수 김준규와 듀엣으로 메들리 음반 ‘쌍쌍파티’를 취입, 대박을 터트렸다. 올해 72살인 정종택 작곡가는 지금도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정종택 가요교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의 사무실 외벽에는 ‘주현미 발굴 작곡가’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쌍쌍파티’ 히트를 계기로 주현미는 1985년 ‘비내리는 영동교’ (작사 정은이·작곡 남국인)를 발표, 국내 최초 약사 가수로 화제를 모았다. 이 노래는 그 해에만 50만장이 팔리는 베스트 음반이 되면서 주현미의 인기 상승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시 노래가 히트하면 동명의 영화가 제작되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비내리는 영동교’도 예외는 아니어서 1986년 최영철 감독, 이영하 김영애 문정숙 주연으로 영화화되었다.

‘비내리는 영동교’는 30년 전에 출반된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래방 애창곡 베스트 10’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청년층에서도 즐겨 부르는 노래로 나타났다.

음악전문 케이블 채널 엠넷(Mnet)은 지난 6월 한 문구업체와 손잡고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고 있는 가요 명곡들의 이미지가 표현된 문구제품을 출시했다. 첫 제품은 노트(공책)인데, 주로 중고등학생이 사용하는 노트에 ‘레전드 뮤직 SP노트’란 이름으로 4종을 우선 내놓았다. 4종의 노트에는 주현미의 ‘비내리는 영동교’를 비롯해 송창식의 ‘고래사냥’, 듀스의 ‘여름 안에서’, 그리고 DJ DOC의 ‘DOC와 춤을’이 표지에 디자인되어 있다.

이 노래는 또 여러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서 후배 가수들이 즐겨 부르는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에는 재즈밴드 ‘프렐류드’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가진 콘서트에서 이 노래를 재즈로 편곡, 연주해 호평을 받았다. KBS2TV ‘불후의 명곡’의 경우 2011년 7월에 씨스타 멤버 효린이 국악을 접목시킨 ‘비내리는 영동교’를 불렀고, 2013년 2월에는 조장혁이 감성 보이스에 이 노래를 실었다.

하지만 ‘비내리는 영동교’는 뒤늦게 표절 가요로 판정받아 판매는 물론 공연, 방송 등이 금지되는 수난을 겪었다. 지난 1994년 당시 공연윤리위원회는 이 노래의 멜로디가 작곡가 정풍송의 ‘망각’(83년·김연자 노래)과 ‘조각배’(71년·남미랑 노래)를 표절했다고 판정했다.

‘비내리는 영동교’의 히트 여세를 몰아 주현미는 1986년 ‘눈물의 부르스’, 1988년 ‘신사동 그 사람’을 연이어 히트하면서 방송국의 10대 가수상과 최우수 가수상을 차지, 정통 트로트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1988년에는 ‘KBS 가요대상’을 비롯, 방송사의 주요 가요부문 상들을 휩쓸었다. 이 해 2월에는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기타리스트이자 락그룹 엑시트의 보컬이었던 임동신과 결혼하였다. 그리고 1989년에는 비로소 대만 국적을 버리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였다.

1980년 중후반 주현미는 김수희, 심수봉과 함께 여성 트로트계 빅3로 불렸다.

1990년에는 국제가요연맹이 주최하는 디스턴트 어코즈 어워드(distant accords award)라는 가요제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서 ‘커피블루스’를 불러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가요계 대세는 트로트에서 락과 발라드 장르로 옮겨간다. 자연스럽게 정통 트로트를 부르던 가수들은 시련에 부딪쳤다. 주현미도 이 시기에 ‘추억으로 가는 당신’, ‘또 만났네요’가 대중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지기는 했으나 전성기 때의 파워를 발휘하지는 못했다.

1993년에 본격적으로 일본 음반사와 계약을 맺어 일본에도 진출하는 등 활동에 탄력을 받을 즈음, 느닷없이 “에이즈에 걸렸다, 사망했다.”라는 소문이 시중에 퍼졌다. 그 사건에 대해서 뒷날 주현미는 방송에 출연해 “둘째 아이를 낳고 7년 동안 음반 활동을 하지 않았다. 아이들을 키우느라 청계산 쪽 전원주택에서 생활했었는데, 그런 소문이 돈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여하튼 이 루머로 그는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다.

긴 공백기를 거쳐 2000년 8월, ‘러브레터’를 발표하고 가요계에 복귀한 주현미는 다시 트로트 가수로 제2의 전성기를 맞는다. 2003년에 ‘정말 좋았네’를 히트시켰고, 2004년 8월에는 KBS가 평양 모란봉에서 녹화한 ‘전국노래자랑 - 평양편’(평양노래자랑)에 남측 가수 대표로 가수 송대관과 함께 출연하기도 하였다.

주현미는 대중가요계에서 이미자, 김연자, 문희옥 등 정통 트로트를 고수하는 몇 안 되는 가수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양한 음악 장르를 소화하는 후배들과의 음악적인 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다.

2008년에 조PD, 작곡가 윤일상과 함께 발표한 힙합과 트로트의 조합을 이룬 ‘사랑한다’가 인기를 얻었다. 또 2009년에는 소녀시대 멤버 서현과 함께 ‘짜라자짜’라는 세미 트로트곡을 발표하는 등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자신의 음악색깔을 다듬어왔다.

올해 들어서도 주현미의 음악적 변신은 계속됐다. 지난 7월에는 채널A의 ‘광화문 콘서트’ 무대에 올라 tvN ‘꽃보다 할배’의 OST로 유명한 ‘2013 대지의 항구’를 아이돌 그룹 더블에이의 멤버 아우라와 함께 꾸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주현미는 2010년부터 KBS 2라디오에서 음악 프로그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단독 MC로 활동하고 있다.

주현미는 이번 특별공연을 앞두고 기념앨범도 발표했다. 이 앨범에는 윤일상, 허니듀오(정엽, 에코브릿지), 장원규, 신형 등 실력파 작곡가들이 대거 참여해, 평론가들로부터 “주현미의 30년 가요인생이 오롯이 녹아든 새로운 명곡을 탄생시켰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2014. 08.26(화) 18:31

[티브이데일리 민덕기의 스타예찬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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