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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미 "시대 정신 담긴 옛 노래에 생명 불어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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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11-30 20:18 조회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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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가요의 `역사서`가 있다면, 상당부분을 가수 주현미의 `공(功)`에 할애해야 하지 않을까. 그의 노래는 산업화의 거센 물결과 후진적인 정치에 지친 시민의 마음을 달랬다. `비가(悲歌)` 일색의 트로트를 전복하고, 리듬감 있는 곡으로 개척한 것도 그가 처음이다. 대표곡 `비내리는 영동교`, `신사동 그 사람`은 강남 개발의 스산한 그림자 속에서 사랑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멈추지 않는 인간사를 오롯이 담아냈다. 주현미의 노래를 대한민국 역사의 `소묘`라 부르는 이유다.

 

대중가요의 여왕이자, 시대의 소리꾼. 가수 주현미가 내년 데뷔 35주년을 맞는다. 지난 21일 35주년 기념 전국투어 콘서트를 앞둔 그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가수 인생도 이제 사춘기도 다 겪었고, 이제 중년의 나이로 접어들었어요. 근데 난 왜 아직 무대에서 이렇게 긴장되고 떨리는지 몰라."

주현미는 여전히 무대 앞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능숙하게 보이려고 노력해도, 중압감은 여전히 그의 어깨를 짓누른다. 그는 "어떤 분들은 이 정도 연륜이면 무대가 즐겁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그 정도 경지에 오르지 못한 것 같다"면서 "반대로 생각하면 무대에서 계속 노력해야 한다는 여지가 있다는 게 더 좋기도 하다"고 했다.세상은 `천재`로 호명하지만, 주현미는 노래가 여전히 적성에 맞지 않는 `과제`라고 말한다. 데뷔 전 약사로 생계를 이어간 그는 "아마 그 때 약국이 잘 됐다면, 가수를 안했을 지도 모른다"면서 "지금이면 `주현미 약국`으로 대박 칠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며 웃었다.

겸손한 모습과는 달리 그는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았다. 1985년 `비내리는 영동교`로 데뷔해 톱 가수 반열에 올랐고, 1988년 `신사동 그 사람`이 대히트하며 주요 연말 가요대상을 휩쓸었다.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여보"라며 울먹이는 모습은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하다. 남편은 밴드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기타리스트로 활약한 임동신이다.

데뷔 이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서였을까. 1993년 14집을 발매한 이후로 장기휴식에 들어갔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 주차장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린 직후부터다. 주현미는 "아이와 함께하지 못하는데, 일에만 너무 치여사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청계산 자락에 전원주택을 마련해 `가수` 대신 `엄마 주현미`로서의 삶을 살았다. 주현미는 그 시절을 자기 인생의 `화양연화(花樣年華)`로 꼽는다. "그 시절을 돌아보면, 따뜻한 봄 복사꽃이 흩날리는 그림이 머릿속에 떠올라요. 겨울에 소복하게 쌓인 눈 사이를, 아이들이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장면을 제 인생에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주현미는 역설적으로 `엄마`로 살았기 때문에 `가수`로 장수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역사의 주인공으로 살아왔던 주현미는 최근 대중가요를 기록에 남기는 `역사가`로 변신했다. 유튜브 채널 `주현미 TV`를 개설해 우리 가요사의 이정표를 남긴 작품들을 한곡한곡 다시 부르고 있다. 1928년에 발표된 `황성옛터`나, 1938년 눈물 젖은 두만강 등 생소한 노래들이, 그의 선율 속에서 새 생명을 얻었다. "그 시절 노래에는, 시대의 정신이 숨어 있어요. 이걸 잊는다는 건, 그 때를 살아간 우리네의 사랑, 우정, 애환 모든 걸 잃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를 다리로 옛 노래들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2020년은 주현미에겐 특별한 해다.

데뷔 35주년을 맞아 20집 앨범으로 다시 역사의 주인공으로 나선다. 주현미는 "이번 앨범에는 배우 유준상이 작곡한 곡도 수록된다"며 "유준상의 뮤지컬 공연을 자주 다니면서 인연을 맺었다"고 했다. 앨범 발매를 기념해 전국 20여개 장소에서 콘서트도 개최할 예정이다. 역사의 주인공에서, 기록자로, 또 다시 주인공으로 나서는 주현미. 그가 새롭게 써내려갈 역사는 어떤 모습일까. 그 첫 시작인 디너쇼는 다음달 20일부터 양일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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