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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주현미–(6) 자연 창법이 빚어낸 꺾기의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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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12-05 10:06 조회1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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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현미 가수와 소녀시대 서현     ©이일영 칼럼니스트

 

 

가수 주현미가 1985년 데뷔하여 1988년 ‘신사동 그 사람’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당시 가요계의 상황을 살펴보면 197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패티김, 이미자, 하춘화, 나훈아, 남진과 같은 국민가수와 포크 계열의 김세환, 김정호, 송창식 양희은, 어니언스, 윤형주(가나다순)의 열풍이 가왕 조용필의 시대로 바뀌었던 때였다. 이어 구창모, 김범룡, 김수철, 김수희, 나미, 남궁옥분, 민혜경, 박경애, 송골매, 윤시내, 이선희, 이용, 이은하, 전영록, 정수라, 최헌, 최진희, 최백호, 혜은이. 해바라기(가나다순)와 같은 가수들이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펴던 때였다. 이와 같은 가수들의 활동에서 볼 때 전통 트롯을 기반으로 하는 가수 군에서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대중가요 시대가 열리고 있었음을 살피게 된다.

 

이는 당시 20대와 30대가 전후 세대로 새로운 문화를 접하며 교육을 받은 세대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반영된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정통 트롯 가수 주현미의 돌풍은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먼저 주현미의 노래에 담긴 자연적인 창법과 특성적인 음색이 가져다준 신선한 느낌이 살펴진다. 이와 함께 기존의 정통 트롯이 노래 가사에 담긴 감성을 호소력 있게 전달하려 하였던 음악과 달리 서정성을 품은 리듬감이 있는 음악을 추구한 변화가 젊은 세대에까지 어필된 사실이다. 이는 첫 데뷔곡 ‘비 내리는 영동교’의 애절한 감성을 담은 노래에 이어 발표한 ‘신사동 그 사람’이 기존 트롯의 리듬에서 빠른 템포의 리듬으로 옛것이라는 고정관념을 허문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였다.

 

이러한 사실에서 데뷔곡 ‘비 내리는 영동교’에 이어 1986년 발표한 ‘눈물의 블루스’ 그리고 1988년의 대 히트곡 ‘신사동 그 사람’과 같은 가장 주요한 시점의 노래들이 부부인 정은이 작사가와 남국인 작곡가의 감성에서 탄생한 작품이지만, ‘비 내리는 영동교’는 지난 1994년 공연윤리위원회에 의하여 김연자가 1983년에 부른 정풍송의 작곡가 작품 ‘망각’의 멜로디 라인 4소절과 남미랑 가수가 부른 ‘조각배’ 와 58소절이 유사하다는 사실로 이 노래에 대한 작곡은 표절 판정을 받았다.

 

주현미 가수의 노래에 담긴 음악적인 흐름을 헤아리면 먼저 1975년 한성화교중학교 2학년에 정종택 작곡의 ‘고향의 품에’와 ‘어제와 오늘’을 타이틀곡으로 한정판 옴니버스 음반을 발표하였던 노래가 살펴진다. 당시 노래는 중학교 2학년 어린 소녀의 노래로 믿기 어려운 어른스러운 음색과 기법의 노래가 들려온다. 이와 같은 원인은 유난히 노래를 꾸미는 꺾는 창법이 많았던 사실에서 오는 느낌이었다. 이는 바로 어려서 노래를 배웠던 스승으로 꺾기의 명인 정종택 작곡가의 영향이었다. 스승에게서 지도 받은 창법의 울타리에 어린 소녀가 지닌 선천적인 음색과 자연적인 감성의 재능이 드러날 출구가 없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이후 대학 2학년 때인 1981년 제2회 MBC 강변가요제에 참가하여 남녀 듀엣으로 불렀던 록 발라드 ‘이 바다 이 겨울 위에서’ 잘 나타난다, 이는 연습 기간이 거의 없었지만, 당시 주현미의 보컬은 특유의 음색과 감성이 자유롭게 표현되면서 안정감이 있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경험을 통하여 1984년 우연하게 찾아온 가요 메들리 ‘쌍쌍파티’의 녹음은 품었던 재능이 발산되는 기회였다. 당시 짧은 시간에 많은 노래를 녹음해야 하는 문제로 여러 전문가들의 가이드는 있었겠지만, 타고난 재능에 기본적으로 탄탄한 실력을 감지하고 평소에 불렀던 편안한 감성으로 노래하라는 주문이 있었을 것이다. 이에 1집에서 5집에 이르는 많은 노래들은 가수의 재능이 맘껏 발산된 노래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이야기를 통하여 1985년 데뷔곡에 이어 1988년의 히트곡 ‘신사동 그 사람’에 이은 주요한 노래에 담긴 주현미 가수의 특성은 각 음역 대에서 애절함과 흥겨운 감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점이다. 이는 음색의 변화가 자유롭게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리의 빛깔과 같은 음색은 보편적으로 누구나 고유한 빛깔의 소리를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고유한 소리는 슬픈 노래와 경쾌한 노래를 자유롭게 부를 수 없는 자신의 음색에 맞는 제한된 감성의 노래를 불러야 한다. 그러나 주현미 가수는 맑은 음색을 고유하게 지녔지만, 저음과 고음의 전방위적인 음역 대에서 애절함과 경쾌함을 자유롭게 오가는 천부적인 감성과 재능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바탕은 바로 꾸밈이 없는 자연적인 창법에서 가능한 것이다. 이와 같은 창법은 교습과 노력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닌 선천적인 요인에서 가능하다.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가수는 자신이 부르는 노래를 위하여 자신만의 특화된 기교를 통한 장식성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장식적인 기교에서 나오는 창법이 아닌 자연적인 창법은 후천적인 것이 아닌 까닭에 우리나라 가요사를 헤아려도 많지 않다,

 

현대 트롯 가수의 관점에서 보면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미자와 주현미 가수가 유일하다. 여기서 짚고 가는 내용은 이미자 가수는 자연적인 창법에서 녹아내린 고유한 음색이 실로 절묘하다. 이에 호소력이 있는 애절한 노래에 특화되어있다. 그러나 주현미 가수는 이와 같은 자연적인 창법 속에서 애절함과 경쾌함을 자유롭게 오가는 특성이 있다. 이는 저음과 고음의 전방위적인 음역 대에서 감성이 자유롭게 전환한다는 의미이다. 필자가 오랫동안 이 가수에 대한 많은 글을 쓰게 된 원인이 가수의 노래를 들어오면서 느낀 바로 이 한 줄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이를 다시 정리하면 주현미 가수의 자연 창법은 트롯의 감정 표현에 감초라 할 수 있는 꾸밈음인 꺾기에서 이와 같은 사실이 극명하게 나타난다. 대체로 어떤 음을 기반으로 이를 위와 아래로 꺾어내는 꾸밈음 꺾기는 대부분의 트롯가수들이 경험과 느낌에서 얻어내는 기교이다. 이와 같은 기교로 나타내는 꺾기는 누구나 쉽게 이를 듣게 되고 느끼게 된다. 그러나 자연 창법으로 이와 같은 꺾기를 저음과 고음의 전방위적인 음역 대에서 구사하는 가수는 주현미 가수가 유일하다. (필자의 생각은 그렇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와 같은 자연 창법으로 저음과 고음의 전방위적인 음역 대에서 구사하는 꾸밈음 꺾기의 다양한 형태와 방식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다양한 꾸밈음 꺾기에 대한 기보법이 정리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 원인은 음악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학자들이거나 음악가들이 트롯이라는 대중적인 음악에 대한 낮은 인식에 거리감을 두었던 이유이다. 오늘날 젊은 음악가들은 놀라울 만큼 정확한 이론과 감성을 가지고 현대 대중음악에 전념하고 있다. 바로 k-pop이 세계를 흔드는 바탕이다. (우리 대중가요 트롯에 대한 역사는 바로 나라의 역사라 할 만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가 이루어지 못하고 자료가 축적되지 못한 점은 깊게 성찰하여야 할 것이다. )

 

이와 같은 주현미 가수의 넓은 음역대의 꺾기가 기교가 아닌 자연스럽게 몸짓처럼 가능한 근원이 무엇일까?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 많은 노래를 들어오며 늘 여백으로 남겨두었던 공간을 메운 해답은 필자의 개인적인 관점에서 헤아린 가수의 발성이었다. 이와 같은 헤아림은 가수의 모든 노래에서 가장 명확한 발음이 제시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바로 기교의 꺾기가 아닌 자연 창법에 녹아내린 몸에 밴 꺾기에서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이를 역설적으로 말하면 발성의 남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 까닭으로 소리를 내는 성대에서 자연스럽게 꺾기가 이루어져 그 어떠한 기교보다 생명력이 있는 음색의 꺾기가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주현미 가수의 특성적인 발성은 무엇인가? 라는 의문에 부딪쳐 많은 시간을 보낸 필자의 헤아림은 먼저 가수의 성장과정이었다. 이는 가수가 한국에서 태어나 8살 되던 해부터 고등학교까지 중국어를 공부하는 화교학교를 다녔던 사실과 긴밀한 연관성이 있었다. 이는 말의 소리를 나타내는 표음문자인 한글과 그림에서 발전하여 글자가 일정한 뜻을 나타내는 표의문자인 중국어의 차이에서 청각 중심의 문자 한글과 시각 중심의 문자인 중국어에 담긴 두 나라의 감성을 아우른 특성이 살펴진 것이다.

 

이를 정리해보면 가수는 태어나 한국어를 먼저 배우면서 중국인 아버지를 두었던 까닭으로 호기심이거나 생활로 중국어를 이르게 접하였을 것은 분명하다. 이와 같은 점에서 한국어와 중국어의 발성에 가장 큰 차이가 있는 음운의 문제를 일찍부터 접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는 우리 한국어는 단어의 형성이 말 자체가 단어인 단순어와 쪼개진 말(형태소)이 합하여 단어가 된다.

 

그러나 중국어는 본디 모든 단어가 한 음절로 된 언어이다. 이와 함께 한글의 소리마디인 음절은 초성과 중성 그리고 종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중성의 역할은 막대하다. 우리는 보편적으로 한글에 익숙하여 섬세한 내용을 지나치지만 음운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한글만큼 어려운 글자도 없다. 또한, 문자의 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문자 한문만큼 어려운 문자가 없다. 바로 이와 같은 두 나라의 언어와 말을 익숙하게 공부한 주현미 가수의 발성은 가수 본인은 잘 모르지만 전문적으로 보면 굉장히 섬세하다.

 

이를 음운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한글은 말의 높고 낮음으로 뜻을 구별하는 ’억양‘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의 억양인 성조(聲調)처럼 고정된 규칙이 없는 점이다. 그러나 중국어는 그것도 4성으로 이루어진 성조가 한 음절마다 하나의 규칙인 성조를 가지고 있는 성조언어이다. 이와 같은 중국의 4성 성조는 높고 길게 발음하는 1성과 낮은 음에서 높은 음까지 끌어올려 발음하는 2성 그리고 2성보다 더 낮은 음에서 시작하여 가장 낮은 음으로 떨어졌다가 빠른 속도로 음을 끌어올리는 3성과 가장 높은 음에서 가장 낮은 음으로 일시에 끌어내리는 4성 구조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한국어와 중국어의 발성 차이는 중국의 4성 성조와 같은 복잡한 억양이 없는 한국어의 발성은 단어의 발성이 구강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중국어는 4성 성조의 단어 발성이 몸통에서 이루어지는 차이가 있다. 엄밀하게 보면 중국어의 기본적 발성 음정이 누구나 높은 것은 아니다. 이는 중국인 누구나 개인적인 음성의 톤이 있기 마련으로 이에 대한 차이는 있겠지만, 중국과 같은 성조가 없는 말의 일상에 익숙한 우리가 중국어의 성조가 빚어낸 느낌이 높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발성의 차이는 극명하다. 이는 중국어가 서양의 영어와 문법이 같은 중국어는 어순도 유사한 부분을 가지고 있어 발성의 호흡이 우리와 다르다. 이에 주현미 가수의 호흡법과 발성에서 호흡의 분배가 남다른 사실을 살피게 된다. 이와 같은 사실에서 가수의 노래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결성과 함께 시종일관 생동감 있는 성량을 유지하는 바탕이라 생각된다.

 

이와 같은 두 나라의 발성에 익숙한 주현미 가수 자신도 의식할 수 없는 어려서부터 일상화된 잠재된 감성이 음악적 재능과 어우러져 타고난 음색의 자연스러운 꺾기를 구사하게 되는 요인 일 것이다. 이는 주현미 가수의 노래에서 된소리 즉 경음의 발음에서 분명한 차이를 느끼게 된다. 가수들은 대체로 이와 같은 된소리 경음에서 리듬감이 생성되지 못하고 기교를 사용한다. 그러나 주현미 가수는 정확한 발음을 자연 창법의 깊은 감성에 실어 노랫말에 담긴 감정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바로 가수의 노래가 유난히 귀에 가깝게 들려오는 이유이다.

 

가수는 그동안 다양한 장르의 콜라보 무대를 선보였다. 복면가왕의 전설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와 함께한 ‘쓸쓸한 계절’과 레퍼 조피디에 이어 힙합 그룹 타타클랜과의 ‘사랑한다’ 또한, 소녀시대 서현과의 ‘짜라자짜’와 같은 무대가 있었다. 이어 유튜브 방송 주현미 TV를 통하여 시대의 감성을 노래하고 있다이어 유튜브 방송 주현미 TV를 통하여 시대의 감성을 노래하고 있다.

 

주현미 가수는 내년(2020)이면 데뷔 35주년을 맞는다. 가수가 부여받은 소명의 재능을 깊게 인식하여 그간의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리라 믿는다. 필자가 오랫동안 가수의 노래를 들어온 입장에서 깊은 울림의 음악과 노래를 전하는 재즈 뮤지션과의 콜라보 무대이거나 세계적인 음악을 추구하는 퓨전국악밴드와의 콜라보를 통한 또 다른 감성을 전하는 모습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떠올리며 글을 마무리한다.

 

 이일영(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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